
[전국시국회의 논평]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며, 사회연대적 민주노조운동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
최근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성과급 투쟁과 노사 합의는 단순한 기업 내부의 임금 교섭을 넘어, 한국 사회 노동운동의 새로운 가능성과 과제를 동시에 보여준 중요한 사건이다.
우리는 무엇보다 이번 투쟁이 장기간 지속되어 온 삼성의 ‘무노조 경영’ 체제를 실질적으로 넘어서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노동자들이 스스로 조직되고, 집단적 교섭과 행동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요구하며 일정한 성과를 만들어낸 것은 한국 노동운동사에서 결코 가볍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특히 그동안 불투명하게 운영되어 왔던 성과급 체계와 이윤 배분 구조에 대해 노동자들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누가 생산의 주체이며 그 성과는 어떻게 분배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것은 매우 중요한 진전이다. 이는 단지 성과급 액수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이 기업의 부속물이 아니라 생산의 주체임을 선언한 과정이었다.
우리는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이러한 투쟁과 노조 활동을 정당한 노동기본권의 행사로 존중하며, 노동조합의 조직 확대와 민주적 활동이 더욱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동시에 이번 투쟁이 한국 사회 전체 노동 현실 속에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 역시 필요하다고 본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는 여전히 수많은 비정규직·하청·플랫폼 노동자들이 저임금과 고용불안 속에서 살아가고 있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원청과 하청 사이의 격차 또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런 조건 속에서 삼성전자 노조의 투쟁은 단지 기업 내부의 이해관계를 넘어, 사회적 책임과 연대의 방향 속에서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우리는 삼성전자 노조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보다 넓은 사회적 연대의 길로 나아가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한다.
무엇보다 성과급 중심의 요구를 넘어 안정적인 기본급 체계와 노동시간 단축, 산업안전과 건강권 강화 등 모든 노동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의제를 확장해 나갈 필요가 있다. 반도체 산업 특유의 장시간·고강도 노동과 직업병 문제는 더 이상 개별 노동자의 희생으로 감당되어서는 안 된다.
또한 삼성전자의 막대한 이윤이 사내외 협력업체 노동자들과 수많은 간접 노동과 국가적 지원의 토대 위에서 가능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원·하청 노동자 간의 상생과 연대를 포함해 대기업이 독점한 초과이윤의 사회적 분배라는 중요한 문제를 던지고 있다. 원청의 사회적 책임 강화, 하청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 산업 전반의 안전 체계 강화, 사회적 연대기금 형성으로 극심한 노동격차와 자산불평등의 극복에 기여하는 등으로 삼성전자 노조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 나간다면 노동운동에 대한 사회적 신뢰 또한 더욱 커질 것이다.
아울러 노동조합이 단지 임금 협상의 주체를 넘어 기업 운영의 투명성과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민주적 감시자로 성장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노동자들의 참여와 감시 없이 재벌 대기업의 막대한 권력이 민주적으로 통제되기는 어렵다.
우리는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지금까지 보여준 용기와 조직력을 높이 평가하며, 그것이 기업별 이해를 넘어 한국 사회 노동운동 전체의 전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삼성의 노동자들이 만들어낸 변화는 결코 삼성 내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랫동안 억눌려 왔던 노동권을 회복하고,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출발점이다.
이번 투쟁의 성과가 경쟁과 분절을 넘어 연대와 공존의 방향으로 확장될 때, 삼성전자 노조는 한국 사회 진보적 개혁의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중요한 주체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전국시국회의는 삼성전자 노동자들의 정당한 투쟁을 지지하며, 앞으로도 노동의 존엄과 사회적 연대를 확대하는 길에 함께할 것이다.
2026년 5월 21일
국민주권사회대개혁전국시국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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