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너머의 현실, 현실 너머의 진실 - 영화 5.18힌츠페터 스토리
국회의원회관 2층 대회의실에서 제46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기념 영화상영
강명건 | 기사입력 2026/05/13 [17:33]

- 영화 <5.18힌츠페터 스토리>는 5.18 광주민중항쟁 현장을 생생히 담아낸 독일 영상기자 힌츠페터에 관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 그간 미디어를 통해 접하지 못했던, 있는 그대로의 광주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갑작스레 닥친 계엄군이 무고한 시민에게 곤봉을 휘두르는 장면, 길거리에 나뒹구는 시신들, 상무대에 안치해 놓은 관에 숫자를 적어놓는 어느 시민의 모습, 울부짖는 유가족, 광장에 모여 토론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생생하다.
- 그 중에서도 핏자국이 낭자한 어느 건물 계단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았다. 무고하게 희생당한 시민을 질질 끌고 간 흔적이 분명했을 핏자국. 현실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영상 너머의, 현실 너머의 진실을 상상하게 만드는 장면이었다.영화를 통해 '5.18광주를 세계에 알린 독일 기자'라는 단편적 정보를 너머 힌츠페터가 그 과정을 어떻게 수행했는지, 이후에도 한국을 찾아 87년 6월로 귀결된 항쟁의 거리를 담아냈던 힌츠페터 개인의 삶을 따라갈 수 있었다(힌츠페터는 1986년 말, 서울에서의 취재 과정 중 심각한 부상을 입어 현직에서 은퇴했다).
- 영화를 보고나니 베트남 호치민의 전쟁기념관이 떠올랐다. 비위가 약한 이들은 관람이 힘들 정도로 베트남 전쟁 당시의 참혹한 현장을 가감없이, 있었던 그대로 보여주는 모습이 특히나 인상적인 곳이다.수많은 시민들이 5.18광주를 알고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 잘 모르고 있지 않을까? 그렇지 않고서야 북한의 소행이니, 폭도니 하는 망언이 어떻게 생명력을 유지하겠는가. 다큐멘터리는 의문을 던진다.
- "학문과 정치에서 논쟁적인 것은 수업에서도 또한 논쟁적으로 나타나야 한다." 독일이 정치 교육의 3대 원칙을 도출한 보이텔스바흐 합의(Beutelsbacher Konsens)에 담은 내용이다. 영화 힌츠페터 스토리는 오늘날 우리가 광주를 어떻게 기억해야 하는지 넌지시 알려준다.
- 그래야만 5.18망언들도 생명력을 잃을 것이고, 5.18정신 헌법 전문 수록도, 힌츠페터 기자와 김사복 선생처럼 5.18광주에 기여한 이들도 민주유공자로 인정하는 <힌츠페터 법> 제정도, '광주시민들과 함께 묻히고 싶다'는 힌츠페터의 유언도 실현될 것이다.
- 광주의 죽은 자들이 오늘 날의 산 자를 살렸으니, 이제 산 자가 죽은 자들을 구원해 역사의 무대로 부활시킬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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