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입력 2026.02.02
유권자 77.6%가 원하는 여성 광역단체장, 정당은 언제까지 ‘선택지 없는 투표’를 강요할 것인가?
지방자치제가 부활한 지 30년이 지났으나 대한민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은 여전히 남성의 전유물로 남아 있다. 최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유권자의 77.6%가 여성 광역단체장의 필요성에 압도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특히 여성(86.7%)과 진보 성향(87.5%) 응답자뿐만 아니라 보수 성향 응답자의 과반수(67.7%)까지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은 성평등한 리더십에 대한 사회 전반의 요구를 증명한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참담하다. 2025년 기준 국회(20.0%), 광역의회(19.8%), 기초의회(33.4%) 등 의회 정치에서의 여성 비율은 점진적으로 상승해 왔으나, 광역단체장은 30년째 ‘0%’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명백한 대의제의 실패이며 한국 정치의 기형적인 단면이다.
문제의 핵심은 유권자가 아니라 정당의 공천 시스템에 있다. 조사 결과, 2020년 이후 여성 광역단체장 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은 응답자의 55.3%가 ‘해당 선거구에 여성 후보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는 유권자가 여성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정당이 유권자에게 여성 후보라는 선택지 자체를 제공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단 1명, 국민의힘은 2명의 여성 광역단체장 후보를 공천하는 데 그치며 이러한 ‘공천 태만’을 자행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2026년 지방선거가 또다시 남성 일색의 리그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각 정당은 광역단체장 공천 시 여성 할당제를 실질적으로 이행하라. ‘준비된 후보가 없다’는 기만적인 핑계를 멈추고, 유권자가 여성 후보에게 투표할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당선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여성을 전략 공천해야 한다.
둘째, 기득권 중심의 공천 시스템을 전면 개혁하라. 남성 중심의 인적 네트워크가 지배하는 공천 과정을 타파하고, 여성 후보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셋째, 국회는 광역단체장 후보의 성별 균형을 강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라. 권고 수준에 머물러 있는 현행 공직선거법을 개정하여 실효성 있는 성별 균형 공천이 이루어지도록 강제해야 한다.
여성 광역단체장의 탄생은 단순한 성별 교체가 아니라, 한국 정치의 고질적인 가부장성을 타파하고 다양한 시민의 목소리를 행정에 반영하는 혁신의 시작이다. 각 정당은 77.6% 유권자의 목소리를 엄중히 받아들여, 2026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여성 광역단체장을 배출하는 공천 혁명을 보여주어야 한다.
2026년 2월 2일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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