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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문]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입장문]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는 배재의 정신을 기억하며"

전국시국회의 2026. 7. 15. 17:07

지난 주말에 배재고등학교 야구부와 청룡기대회에서 광주제일고등학교와의 경기에서 5.18민주화운동을 희화화하는 응원가를 불러 혐오와 폭력의 언어 사용을 통해 5.18민주화운동을 조롱하고 피해자, 희생자, 유족들의 명예를 훼손한 것에 대한 입장문을 낸 바 있습니다.

입장문 전문을 공유합니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입장문]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는 배재의 정신을 기억하며

 

- 배재고 야구부 사태에 대한 목정평의 입장: ‘책임’과 ‘성찰’, 그리고 ‘교육적 관용’을 촉구한다 -

"지혜로운 사람은 훈계를 할수록 더욱 지혜로워지고 의로운 사람은 가르칠수록 학식이 더할 것이다." (잠언 9:9)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발생한 배재고등학교 학생선수들의 부적절한 응원 구호 사태를 접하며,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목정평)는 깊은 안타까움과 함께 종교계와 교육계가 함께 짊어져야 할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합니다.

배재학당은 1885년 기독교대한감리회 아펜젤러 선교사가 “크고자 하거든 남을 섬기라”는 성서의 가르침(마태복음 20:26~27)을 교육 이념으로 삼아 세운 한국 개신교 선교의 모태이자 역사의 자랑입니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타인의 아픔을 헤아리고 상대를 존중해야 할 기독교 학교의 정신과 정정당당해야 할 스포츠맨십을 저버림으로써,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상처를 건드리고 광주제일고 선수단과 동문, 그리고 국민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이에 목정평은 배재 공동체의 아픔을 마주하며, 기독교적 양심과 교육의 본질에 입각하여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힙니다.

1. 어른들의 책임: 아이들의 잘못은 곧 우리 사회 어른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입니다.
성장 과정에 있는 학생선수들이 역사적 비극을 조롱의 언어로 소비하게 된 배경에는, 우리 사회 어른들이 심어놓은 혐오와 분열의 문화가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역사적 아픔을 정치적 도구로 삼아온 기성세대의 무책임이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대물림된 것입니다.
이를 평소에 바로잡지 못한 학교 당국, 선배들, 그리고 한국 교회를 포함한 어른들이 먼저 뼈아프게 참회해야 합니다. 희생양을 찾아 어린 학생들에게만 모든 법적·도의적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교육자이자 종교인으로서 취할 태도가 아닙니다. 가장 큰 권한과 책임을 가진 학교 지도부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사태를 책임져야 합니다.

2. 진정한 참회와 책임: 말에 그치지 않는 학교 당국의 실질적 대책이 필요합니다.
배재학당총동창회가 사태 직후 광주제일고와 국민을 향해 고개 숙여 깊이 사죄하고 책임을 통감한 것은 동문사회로서 마땅하고도 성숙한 대처였습니다. 그러나 정작 사태의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배재고등학교 학교 당국과 법인은 징계 결과나 동창회의 사과 뒤에 숨어서는 안 됩니다. 진정한 참회와 사과는 말에 그치지 않고, 행함과 진실함 그리고 책임 있는 행동으로 완성됩니다.
배재학당 공동체, 특히 학교 지도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철저한 내부 성찰과 함께 학생들에게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는 법을 가르치는 실질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일회성 사과를 넘어 일그러진 역사 인식을 바로잡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상처를 치유하는 평화 교육, 혐오 방지 교육을 정규 교육과정 내에 전면 도입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광주의 아픔을 섬김과 연대의 사랑으로 보듬는 구체적인 행동이 시작될 때, 비로소 실추된 배재의 명예와 기독교 사학의 신뢰는 회복될 것입니다.

3. 회복적 교육: 처벌을 넘어 성장을 위한 ‘회복적 정의’의 길을 열어주십시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내린 엄중한 징계는 스포츠의 공정성과 사회적 경종을 세우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음을 이해합니다. 고교 선수들에게 전국대회 출전 정지는 진로와 직결되는 뼈아픈 형벌일 것입니다.
그러나 교육의 본질은 낙인을 찍어 도태시키는 ‘처벌’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깊이 깨닫고 바르게 자라나도록 이끄는 ‘돌봄’과 ‘회복’에 있습니다. 잘못에 상응하는 책임은 엄히 지되, 어린 선수들이 이번의 아픈 경험을 평생의 성찰로 삼아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은 성숙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체육계와 우리 사회가 교육적 안목으로 이들의 변화와 회복의 길을 함께 열어주시기를 호소합니다. 학교 당국 역시 징계 뒤에 숨지 말고, 학생들이 광주의 상처를 깊이 배우고 참회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장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목정평은 이번 배재고 사태가 한국 사회와 교회가 ‘혐오와 배제’의 문화를 청산하고 ‘존중과 평화’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이웃을 섬기라" 하신 주님의 명령을 따라, 상처받은 광주의 이웃들과 길을 잃은 청소년들을 품는 일에 우리 목회자들이 먼저 기도로 연대하며 동행하겠습니다.

 


2026년 7월 4일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상임의장 
박정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