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단체 논평&성명서

[성명][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투기자본의 탐욕이 빚어낸 죽음의 행렬을 즉각 멈추라"

전국시국회의 2026. 7. 15. 17:01

[성명서]

 투기자본의 탐욕이 빚어낸 죽음의 행렬을 즉각 멈추라

: 홈플러스 손상희 수석부지부장의 단식 29일 차 쓰러짐과 벼랑 끝 마트 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에 즈음하여

 


"보라 너희 밭에서 추수한 품꾼에게 주지 아니한 삯이 소리 지르며 그 추수한 자의 우는 소리가 만군의 주의 귀에 들렸느니라" (야고보서 5:4)

오늘 우리는 벼랑 끝에 내몰린 이웃의 처절한 비명 앞에 참담하고도 비통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지난달 안수용 지부장과 지회장들이 단식 중 줄줄이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 간 데 이어, 마침내 손상희 수석부지부장마저 곡기를 끊은 지 29일 만에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물과 소금조차 삼키지 못하는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광화문 아스팔트 위를 지켜야만 했던 이들의 쓰러짐은, 단순한 노사 갈등의 결과가 아니라 이윤에 눈이 먼 자본과 이를 방관하는 국가가 합작해 낸 명백한 '사회적 타살'의 전조다.

"가난한 사람을 학대하는 자는 그를 지으신 이를 멸시하는 자요 궁핍한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자는 주를 공경하는 자니라" (잠언 14:31)

인간의 가치는 결코 자본의 생산성이나 시장의 논리로 환산될 수 없는 절대적 상수이자, 하나님의 거룩한 형상이다. 그러나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는 노동자들의 땀과 눈물이 밴 홈플러스를 빚내어 집어삼킨 뒤, 알짜 매장과 자산을 팔아 치우는 약탈적 방식으로 막대한 이익만을 챙겼다. 기업의 장기적 가치나 노동자의 삶은 안중에도 없이, 오직 자신들의 투자금 회수를 위해 십 수 년을 바쳐 일한 노동자들을 헌신짝처럼 거리에 내몰고 있다. 이는 일터를 파괴하고 이웃의 생존을 벼랑으로 떠미는 구조적 죄악이며, 창조 질서와 인간의 존엄을 정면으로 훼손하는 반생명적 폭거다.

더욱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 죽음의 릴레이 앞에서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정부의 태도다. 수천, 수만의 노동자와 협력업체, 입점상인 등 이 기업에 생계를 기댄 10만 공동체와 그 가족들이 대량 실업의 공포에 떨며 국가의 구조를 요청하고 있음에도, 정부는 '노사 간의 문제'라는 핑계 뒤에 숨어 개입을 거부하고 있다.

국가의 존재 이유는 약자의 생명을 보호하고 정의를 수호하는 데 있다. 맹목적인 자본의 폭주라는 거대한 수레바퀴 아래 힘없는 노동자들이 무참히 깔려 신음할 때, 교회는 상처 입은 자들을 위로하는 데 그칠 수 없다. 우리는 생명을 파괴하는 그 수레바퀴 자체를 멈춰 세우기 위해 기꺼이 바퀴통에 뛰어드는 수레바퀴의 쐐기가 되어야 한다. 그것이 이 땅에 억눌린 자들과 함께하시는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는 일이다.

"너는 말 못하는 자와 모든 고독한 자의 송사를 위하여 입을 열지니라 너는 입을 열어 공의로 재판하여 곤고하고 궁핍한 자를 신원할지니라" (잠언 31:8-9)

이에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는 죽음의 문턱에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는 홈플러스 노동자들과 끝까지 연대할 것을 선언하며, 다음과 같이 강력히 촉구한다.

하나, 정부는 홈플러스 대량 실업 사태에 즉각 개입하라.
정부는 더 이상의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사회적 대화기구'를 구성하고, 노동자들의 생명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모든 행정적, 정치적 조치를 다하라.

하나, 투기자본 MBK파트너스는 밀실 매각과 기획 청산을 즉각 중단하라. 
기업을 껍데기로 만들고 노동자를 사지로 내모는 자산 매각을 당장 멈추고,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고용 보장과 회생을 위한 사회적 책임을 온전히 이행하라.

하나, 국회는 사모펀드의 약탈적 기업사냥을 막을 '투기자본 규제법'을 조속히 제정하라. 
기업회생절차를 악용해 노동자의 생존권을 짓밟는 구조적 모순을 끊어내고, 인간보다 이윤이 앞서는 야만적인 제도를 즉각 개혁하라.

하나, 이 땅의 모든 교회와 시민사회는 벼랑 끝 노동자들의 고통에 동참하라.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는 그리스도의 명령을 따라,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고독한 싸움에 기도의 행동과 뜨거운 연대로 함께할 것을 호소한다.

우리는 손상희 수석부지부장을 비롯해 쓰러져간 모든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빠른 쾌유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 아울러 이 땅의 모든 억압받는 노동자들의 눈물이 닦이는 그날까지, 불의한 자본과 무책임한 권력에 맞서 십자가의 길을 걸으며 끝까지 저항하고 연대할 것이다.

 


2026년 7월 2일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