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옥 생가에 제주 4.3 학살 과오 기록한 안내판 설치
시민단체들 "조병옥, 제주도민 3만 명 희생시킨 장본인"
"내년 지방선거 출마자들에 조병옥 관련 입장 묻는 공문 보낼 것"

[굿모닝충청 노준희 기자] 민족문제연구소 충남지역위원회(위원장 최기섭, 민문연)와 천안지회, (사)제주 4.3범국민위원회(이사장 백경진)가 9일 오전 충남 천안시 동남구 병천읍에 조성된 조병옥 생가에 그의 역사적 과오를 설명하는 ‘안내판’을 설치했다.
이날 시민단체들은 ‘조병옥의 역사적 과오를 기록하다’라는 제목으로 생가 밖 시유지에 공 위주로 기록한 시 제작 안내판 바로 옆에 세웠다.
안내판 내용에 따르면 조병옥은 일제강점기에 신간회와 광주학생운동 배후 혐의, 수양동우회 사건 등으로 5년간 수감 됐으며 친일 경찰을 Pro-JAP(친일파)이 아닌 Pro-JOP(직업인)으로 옹호하면서 친일 경찰들이 한국 주류가 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후 조병옥의 지휘를 받은 경찰들은 대구 10월 항쟁, 제주 4.3항쟁, 여수·순천 10.19 항쟁 당시 수많은 민간인학살을 자행했다.
특히 제주 4.3 당시 평화적 해결에 반대하고 강경 진압을 주장하며 서북청년단을 제주도민 학살에 대거 동원했다. 그는 “도민 90%가 좌익”이라며 “사상적으로 불온하므로 싹 쓸어버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기태 민문연 사무국장은 “조병옥은 공보다 과오가 더 많은 사람인데 천안이 그의 공만 부각한 안내판만 설치했다”며 “제주 4.3의 학살 책임자의 과오를 알리고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이 안내판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4월 ‘제주 4.3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기념해 후원을 통해 기금을 조성해 왔다”고 밝혔다. 안내판은 이날 세웠지만 날짜는 애초 계획한 10월 18일로 새겨져 있다.


민문연은 조병옥의 공과를 분명하게 구분해 적시해야 한다며 그의 치적만 나열된 생가와 조형물 등을 지적하며 오랫동안 역사 바로잡기 운동을 펼쳐왔다.
특히 2021년에는 병천면 아우내독립만세기념공원 내에 있던 ‘그날의 함성’ 조형물에서 조병옥 박사 동상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철거·교체를 끌어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시는 2023년 5월 태조산보훈공원에 유관순 열사 안내판과 함께 다시 ‘조병옥 홍보’ 안내판을 세웠고 6월 6일 이곳에서 제68회 현충일 추념식을 개최했다.
이에 민문연 천안지회, 제주 4.3범국민위원회, 제주 4.3유족회 등은 “천안을 빛낸 인물로 조병옥을 홍보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시는 난색을 표했고 시민단체들은 6월 말 시청 앞에서 다시 “천안시는 조병옥에 대한 홍보를 즉각 중단하라”고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시가 조병옥 표지판을 세운 것은 독립운동의 성지라는 자부심을 지닌 천안시민들을 모욕하고 70만 제주도민들에게 다시 한번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히는 무책임한 역사 왜곡”이라며 “지금이라도 조병옥 홍보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조병옥은 1948년 경무부장으로서 제주도민 약 3만 명을 학살하고 1951년 2월 거창 양민학살의 책임을 지고 내무부 장관에서 해임된 바 있다”고 규탄한 바 있다.
김기태 사무국장은 “당시 박상돈 시장은 우리의 요구를 무시했고 지금 김석필 부시장 권한대행은 반응하지 않는다”며 “만일 이 안내판을 철거할 경우 강하게 항의할 것이며 쟁점화해 역사적 사실을 더욱 명백하게 알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 지방선거 각 당 출마자에게도 조병옥의 학살 책임과 과오 안내판에 관한 입장을 함께 묻는 공문을 발송할 계획”이라며 “역사적 사실을 바로잡기 위한 작업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강하게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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